멜라닌세포는 인체 발생과정에서 신경능에서 유래된 세포로 피부에는 표피와 모낭에 존재하며, 피부뿐만 아니라 귀의 내이, 눈의 포도막, 뇌를 싸고 있는 연수막, 그리고 심장 등에도 존재합니다. 피부에서는 주로 표피의 기저층에 존재하는데 평균적으로 500~1,200/cm2 의 밀도로 존재하며 부위마다 밀도의 차이가 있어서 얼굴이나 생식기에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편입니다. 표피의 기저층에 존재하는 멜라닌세포는 각질형성세포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멜라닌세포에서 뻗어나온 다수의 가지돌기를 통해서 1개의 멜라닌세포가 평균적으로 약 36개의 각질형성세포와 접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색소성 피부질환에서 멜라닌세포의 수가 변화하거나 멜라닌합성의 증가 혹은 감소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조직검사를 진행하여 피부조직을 얻고 특수염색 혹은 면역화학염색을 통해 멜라닌세포와 멜라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피부조직에서 멜라닌세포를 확인하기 위해서 S-100, Melan-A, MITF, HMB-45 등과 같은 멜라닌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을 염색하여 확인하는데, 각 단백마다 멜라닌세포 확인에 있어서 장단점이 있습니다. S-100 단백은 멜라닌세포뿐만 아니라 랑게르한스세포 등 다른 세포에도 염색되고, HMB-45는 활성화된 멜라닌세포나 태생기 멜라닌세포는 염색하지만 정상 휴식기의 멜라닌세포는 염색하지 못한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멜라닌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은염색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멜라닌은 멜라닌세포에 존재하는 세포소기관인 멜라닌소체에서 합성되는데 타이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이 타이로시나제에 의해 도파로 전환되고 도파가 수산화 및 중합화되어 멜라닌을 형성하게 됩니다. 멜라닌 합성이 증가된 과색소성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타이로시나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물들이 도포제 형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멜라닌소체는 성숙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되며 효소의 활성변화 등을 통해 멜라닌이 전혀 관찰되지 않는 1단계에서 완전히 멜라닌화 된 4단계로 성숙하게 됩니다.
인종이나 피부색에 따라 멜라닌세포의 수가 다르지는 않으며 멜라닌 합성의 활성도나 멜라닌소체의 숫자, 크기, 분포 등의 차이가 피부색 차이의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 피부색이 밝은 인종에서는 멜라닌소체가 작고 각질형성세포 내에서 무리 지어 존재하는데, 피부색이 어두운 인종에서는 멜라닌소체가 크고 어두우며 각질형성세포 내에서 세포질 전반에 산재하여 존재합니다.
멜라닌세포는 노화에 따라 수가 감소하며 10년마다 약 10%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모낭에는 멜라닌세포줄기세포가 존재하고 있으며 백반증과 같이 표피에 멜라닌세포가 소실될 경우 모낭의 멜라닌세포줄기세포가 증식 및 분화하여 표피에 소실된 멜라닌세포를 회복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자외선 등에 의해 유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모낭의 멜라닌세포줄기세포는 모발의 색을 유지하는데도 중요하며, 노화가 되면 모낭의 멜라닌세포줄기세포의 수가 감소하여 모발의 색을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흰머리로 변하게 됩니다.
MITF(빨간색)와 HMB45(초록색) 단백의 면역형광염색을 통한 표피 멜라닌세포 확인
멜라닌 합성 조절
멜라닌세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멜라닌을 합성하고 이를 주변의 각질형성세포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피부색이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자외선 등에 의해 DNA 손상이나 화상을 입는 것을 억제하고 예방합니다. 멜라닌세포가 만들어내는 멜라닌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갈색이나 검은색을 띄는 보통멜라닌과 노란색이나 오렌지색을 띄는 적색멜라닌이 있습니다. 적색멜라닌은 보통멜라닌에 비해 자외선 보호효과가 낮을 뿐만 아니라, 자외선A등에 반응하여 활성산소종을 생산하고 그로 인해 DNA에 돌연변이를 초래하고, 악성흑색종의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습니다.
멜라닌 합성은 자외선 등의 햇빛이나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에스트로겐 등의 다양한 호르몬 등에 의해 유도될 수 있으며, Melanocortin 1 receptor (MC1R), Endothelin receptor type B (Ednrb), c-Kit 등의 수용체와 Microphthalmia-associated transcription factor(MITF), SRY-Box 10(SOX10), Paired Box 3(PAX3), SOX2, Forkhead Box D3(FoxD3)와 같은 전사인자들에 의해 조절됩니다. 전사인자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을 의미하는데, 특히 MITF는 멜라닌 합성에 중요한 타이로시나제나 멜라닌소체를 구성하는 단백 등의 전사를 조절하여 멜라닌 합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자외선은 멜라닌 합성을 유도하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자외선 조사로 인한 피부의 색소침착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자외선 조사 수분에서 수시간 안에 일어나는 즉시색소침착과 조사 후 3일에서 1주 사이에 발생하는 지연색소침착입니다. 즉시색소침착은 주로 자외선A에 의해서 일어나고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이 자외선에 의해 광산화되고 세포내부에서 그 분포가 변하여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즉시색소침착은 피부에 멜라닌이 많은 피부톤이 어두운 사람에게서 잘 일어나고 수시간 안에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연색소침착은 주로 자외선B 그리고 짧은 파장의 자외선A에 의해서 일어나고 이러한 자외선에 의해 멜라닌소체의 크기와 수가 증가하고 타이로시나제의 활성화, 멜라닌세포 수와 돌기의 증가, 각질혈성세포로의 멜라닌소체 이동의 증가 등에 의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자외선에 의한 멜라닌 합성의 증가가 일어나는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외선 조사로 인하여 각질형성세포의 DNA 손상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유도된 p53이 proopiomelanocortin(POMC)의 발현을 유도합니다. POMC는 분해되어 ß-endorphin과 α-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 (α-MSH), ACTH로 변환되고 α-MSH는 멜라닌세포의 존재하는 수용체인 MC1R에 결합합니다. MC1R이 활성화되면 세포내 신호전달 체계의 활성화를 통해 MITF의 발현을 유도하게 됩니다. MITF는 타이로시나제와 같은 멜라닌 합성뿐만 아니라 멜라닌소체를 구성하는 단백의 발현을 유도하여 멜라닌 합성을 촉진하게 됩니다.
자외선에 의한 멜라닌 합성 유도 기전
색소성 피부질환에서의 멜라닌세포 및 멜라닌 합성의 변화
국소적 혹은 전신적으로 피부색이 진하거나 옅은 소견을 보이는 질환을 색소성 피부질환이라고 합니다. 색소성 피부질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질환이 태어날 때 혹은 유아기에 발생하는지 아니면 소아기 이후에 발생하는지, 멜라닌세포의 수가 증가 혹은 감소하는지, 멜라닌 합성이 증가 혹은 감소되었는지, 진피에 멜라닌세포가 존재하는 지의 여부에 따라 구분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색소성 피부질환은 질환의 발생시기, 분포양상, 모양, 크기 등의 임상양상을 토대로 진단을 할 수 있으나 임상양상이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병변의 멜라닌세포 수의 변화와 위치 그리고 멜라닌 양의 변화를 확인하여 진단에 도움을 얻습니다. 또한 각 질환의 멜라닌세포 수와 위치 그리고 멜라닌 양의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치료방법을 적용하게 됩니다.
| 저색소성 피부질환 | 과색소성 피부질환 |
표피 과색소성 피부질환 | 진피 과색소성 피부질환 |
출생시 혹은 유아기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 |
눈피부백색증(Occulocutaneous albinism)
부분백색증(Piebaldism)
바르덴부르그증후군(Waardenburg syndrome)
이토멜라닌저하증(Hypomelanosis of Ito)
탈색모반(Nevus depigmento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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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커피반점 (Café-au-lait spot) | 몽고반(Mongolian spot) Ota 모반(Nevus of Ota) Ito 모반(Nevus of Ito) |
소아기 이후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 |
백반증(Vitiligo)
화학물질에 의한 백색피부증(Chemical leukoderma)
특발물방울모양멜라닌저하증(Idiopathic guttate hypomelanosis)
진행저색소반(Progressive macular hypomelan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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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Melasma) 주근깨(Freckle) 흑색점(Lentigo) | 후천양측오타모반모양반점(Acquired bilateral nevus of Ota-like macul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