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백반증색소학회
백반증개요
임상양상 및 분류
분절형 백반증
신체의 분절을 따라 특정부위에만 백반증이 나타나는 유형을 분절형 백반증이라고 합니다. 분절형의 경우 임상 증상 및 경과가 일반적인 백반증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분절형 백반증의 경우 더 어린 나이에 발생하고 대개 1-2년 이내에 병변의 진행이 중단되며 더 이상 번지지 않는 경과를 취합니다. 또한 상처부위에 백반증이 발생하는 쾨브너 현상과 가족력이 적고 자가면역질환을 잘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백반증과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전체 백반증 중에 분절형이 5.5 ~ 16% 정도를 차지합니다.비분절형 백반증
비분절형 백반증은 분절형이 아닌 백반증의 모든 형태를 포함하는데 국소형과 말단안면형, 보통형 등이 있습니다. 보통형은 가장 흔한 형태로 다양한 크기의 경계가 명확한 백색의 탈색반이 얼굴 및 두피를 포함한 몸의 어느 부위나 나타날 수 있으며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술이나 성기 등 점막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복합형
드물지만 분절형과 비분절형 백반증이 동시에 있는 복합형(mixed type) 백반증도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윤륜 모반이나 백모가 있을 경우 분절형에서 전신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합니다.발생기전
유전적 요인
대부분의 환자는 유전과 관련 없이 발생하지만 백반증이 있는 환자의 가족에서 백반증이 나타날 확률은 약 20%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전신형 백반증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면역 또는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이상이 백반증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면역학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 기전은 백반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자가면역이란 자신의 멜라닌세포를 자신의 면역체계가 해로운 것으로 간주하여 공격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백반증 환자의 혈액과 피부에서 멜라닌 세포에 대한 항체가 검출되거나 멜라닌 세포를 공격하는 염증세포가 관찰되었습니다. 갑상선질환이나 원형탈모증등의 여러 자가면역질환과의 동반되는 점 역시 자가면역학적 기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백반증 치료에서 면역조절 치료가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환경요인: 산화스트레스
자외선, 환경공해 등의 여러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표피 내의 활성산소와 항산화의 불균형이 발생할 때 멜라닌 세포가 활성산소에 손상되어 면역학적인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백반증 환자의 멜라닌세포 자체가 정상인의 것보다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항산화제가 백반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환경요인: 외상
백반증은 돌출된 부위나 상처를 받은 부위에 잘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멜라닌세포가 피부기저층 및 각질세포와 단단히 결합되지 못하여, 지속적인 마찰이나 압력 등에 의해서 피부로부터 분리되어 소실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멜라닌세포의 이런 내재적인 취약성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환경요인: 화학물질
화학물질과 연관된 백반증의 경우 화학백피증 또는 직업성 백반증이라하여 일반 백반증과 구분하고 있습니다. 화학백피증 부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진단 및 감별진단
우드등 검사
암실에서 자외선 램프를 사용한 우드등을 이용하여 백반증 병변을 비추면 명확한 대조가 나타나 백반증의 진단 및 치료반응 모니터링에 도움을 줍니다.피부조직생검
펀치를 이용하여 피부를 2-3mm정도 생검 후 멜라닌색소 및 멜라닌세포에 대한 특수염색을 하여 백반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백반증의 경우 멜라닌세포가 소실되어 멜라닌색소가 관찰되지 않습니다.감별이 필요한 저색소질환
특히 출생 직후나 이후 영아에서 발생한 국소적 저색소병변은 탈색모반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소아나 성인에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저색소병변은 백색비강진, 어루러기, 점상저색소증 또는 아토피피부염, 건선 등의 염증성질환 후 발생한 염증 후 저색소 병변 등과 감별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백반증 외에 하얗게 보이는 많은 다른 질환들이 있으므로 올바른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화학백피증
백반증 치료개요
약물치료
바르는 약물
바르는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제제와 칼시뉴린 억제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들 약물의 백반증 치료 효과의 기전은 면역억제와 항 염증효과입니다. 백반증 중에서도 발생한지 얼마 안된 백반증과 얼굴과 목 부위 백반증에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고만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자외선 치료 등의 다른 치료와 같이 사용 했을 때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냅니다. 스테로이드제제와 칼시뉴린 억제제의 치료효과는 비교적 동등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발생 부위나 비용과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여야 합니다.국소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 제제는 강도에 따라 아주 강한 것에서 비교적 약한 것까지 다양한 약물이 있는데 주로 중등도 이상 등급의 국소 스테로이드가 사용됩니다. 국소 스테로이드의 가장 큰 제한점은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부작용입니다. 피부가 얇아지는 것이 가장 흔하고 전신흡수에 따른 안정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나 피부가 얇은 얼굴이나 목 접히는 부위나 생식기 피부에 사용할 때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합니다.칼시뉴린 억제제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에는 0.1%, 0.03% 타크로리무스 (상품명 프로토픽)와 1% 피메크로리무스 (상품명 엘리델)가 있습니다. 1% 프로토픽연고와 엘리델 크림의 효과는 비슷하거나 프로토픽연고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국소 비타민 D 제제
비타민 D 제제는 대체적으로 단독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광선치료 또는 국소 스테로이드와 같이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전신 약물
백반증의 치료에서 전신 약물의 사용은 주로 백반증의 진행을 멈추기 위해 단기간 사용됩니다. 또한 초기 백반증의 치료나 표피 이식 수술 전 후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전신약물로는 스테로이드가 대표적이며 그 외 다른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등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저용량의 스테로이드를 2개월 정도 복용하거나 주말에 이틀만 복용하는 방법 등으로 큰 부작용 없이 90% 이상의 병변의 진행을 막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제제를 병변내 주입하는 주사 치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광선치료
수술치료
표피이식술
백반증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입니다. 백반증 병변의 표피를 레이저 또는 냉동요법 등으로 제거한 후 흡입수포술을 통해 얻은 정상표피를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이식된 표피의 멜라닌세포는 백반증 병변으로 이동하고, 표피는 1-2주 내에 떨어지게 됩니다. 수술 전 후 광선치료를 시행하면 색소침착을 좀 더 빨리 얻을 수 있습니다. 대개 수술부위에 흉터가 생기지 않지만 공여부에는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림1. 표피이식술의 수술과정 및 경과: 멜라닌세포가 없는 백반증 병변을 제거 후 정상표피를 이식함.세포이식술
환자의 정상 표피로부터 세포분리 약물을 처리에 의해 얻어진 각질형성세포와 멜라닌세포가 포함된 표피세포 현탁액을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표피세포 현탁액은 백반증 병변에 만들어진 수포에 주입하거나 표피가 제거된 백반증 병변에 뿌려줄 수 있습니다. 장점은 공여부의 피부보다 몇 배 넓은 병변의 치료가 가능합니다. 환자의 정상 표피로부터 각질형성세포와 멜라닌세포를 배양하여 멜라닌세포가 포함된 표피를 제조한 후 표피가 제거된 백반증 병변에 이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며, 세포배양기술이 필요합니다.기타
미니이식술은 천공기(punch)를 이용하여 얻은 정상 피부의 이식편을 백반증 병변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이식된 정상 피부의 멜라닌세포는 주위의 백반증 병변으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단점으로 이식한 부위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될 수 있고, 넓은 부위를 치료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피부이식술은 정상 피부에서 매우 얇은 이식편을 얻어서 백반증 병변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단점으로 흉터 발생, 주위 피부색과의 부조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탈색소 치료
보조치료 및 관리
가리는 방법 (Camoflage)
장기간 지속되는 문신이나 반영구화장, 며칠 정도 지속되는 DHA(dihydroxyacetone)용액 및 호두열매농축액, 그리고 메이크업 제품 등을 이용하여 병변을 가릴 수 가 있습니다. 문신이나 반영구화장은 눈썹이나 입술 부위의 백반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부색조가 부자연스러운 수가 있고 시술에 의한 백반증 악화, 감염, 알레르기 반응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DHA는 셀프태닝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입니다. 표피 각질층과 반응해서 갈색조를 만들어 병변을 일시적으로 가려 줍니다. 비교적 병변 부위가 잘 가려지고 농도에 따라 3-6일 정도 지속되며, 조금씩 덧바르면 자연스레 효과가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DHA가 자외선 투과를 억제하여 광선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붉은 톤을 띄어 주변 피부색과 잘 맞지 않기도 합니다.비타민과 항산화제
백반증 치료에 비타민제의 복용 또는 항산화제를 복용하거나 바르는 방법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항산화음식인 야채와 과일 등을 섭취하고 보조적으로 비타민 또는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을 보면 많은 제품들이 백반증에 효과가 좋다고 주장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적습니다. 싸리나무 추출물이나 파고지, 울금 등의 한약재의 백반증 치료효과는 광독성에 의한 자외선 유사 효과 및 항산화 효과에 의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객관적 근거 자료가 없으며 정제된 약물이 없으므로 사용에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생활 관리
백반증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 악화되기도 합니다. 긍정적 사고를 하면서 몸속의 항산화제를 소모시키는 흡연은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외상이나 사소한 마찰에 의해 백반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병변부위에 불필요한 마찰이나 외상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백반증 부위 꽉 끼는 옷이나 신발, 내의, 진동이 심한 전동안마기, 진동식 전기면도기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한 햇빛을 받은 후 얼굴이나 손등에만 백반증이 심하게 생긴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잘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