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세포와 백반증

대한백반증색소학회

백반증

백반증개요

백반증은 후천적으로 멜라닌세포가 소실되어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는 질환입니다. 멜라닌세포는 멜라닌색소를 생성하는 공장 역할을 하는 피부 세포입니다. 멜라닌세포가 만든 멜라닌색소의 양의 많고 적음에 따라 피부색이 결정되며, 또한 멜라닌색소는 피부를 태양광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의 역할을 합니다. 백반증은 이 멜라닌세포가 소실되므로 멜라닌색소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색이 하얗게 보이게 됩니다.

백반증은 비교적 흔하여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인구 0.5-2%의 유병율을 보이는데, 대한백반증학회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의 경우 약 0.1%의 유병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분포하는 양상에 따라 크게 신체의 분절을 따라 특정부위에만 백반증이 나타나는 분절형과 비분절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분절형 백반증은 수년 동안 점차 진행하거나 갑자기 빨리 진행하기도 하며 치료하여 호전되다가 다시 재발이 되기도 합니다. 분절형의 경우는 초기에 진행하다가 자리를 잡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병의 경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구분하고 있습니다.

백반증이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멜라닌세포가 소실 되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결과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면역(염증)반응과 산화스트레스, 외상 등의 자극에 의해 멜라닌세포가 소실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단은 임상양상과 우드등검사에 의해 대개 이루어지지만 피부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멜라닌세포는 있으나 멜라닌색소를 덜 만들어서 하얗게 보이는 다른 저색소질환 및 멜라닌색소와 무관하게 하얗게 보이는 다른 피부질환을 감별해야 합니다.

치료에는 비수술요법과 수술요법이 있습니다. 비수술요법에는 외용제 도포, 광선치료 및 약물복용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발생한지 오래되지 않은 백반증 일수록 치료효과가 좋으며 한가지 보다는 복합적인 방법의 치료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 국소 백반증 병변에는 표피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백반증은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멜라닌세포 파괴를 유도하는 외상이나 피부염증을 줄이고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등의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 전신에 광범위하게 백반증이 발생되어 정상부위가 별로 없는 경우는 정상부위를 탈색하는 방법도 있으나 위험성도 따르므로 전문가에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백반증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특히 치료방법의 개발과 원인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므로 시간이 감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치료 및 예방법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신정보에도 관심을 가지되 현재 최선의 방법을 꾸준히 실행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올바른지를 전문가와 상의하여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임상양상 및 분류

백반증은 출생 직후부터 노년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대개 10~30세 사이에서 가장 많이 시작하며 약 20%에서는 가족 중에 백반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반증은 다양한 크기의 원형 내지는 불규칙한 모양의 백색반으로 시작되는데 경계는 비교적 명확하게 정상피부와 구분되며, 간혹 경계를 따라 색소침착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보통 다른 증상은 없으나 때로는 홍반성 경계를 띠면서 가려움증을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백반증 병변의 털이 탈색을 보이는 경우도 많아서 특히 머리카락, 눈썹부위에 발생한 경우 흰털이 백반증보다 먼저 발견되기도 합니다. 백반증은 분포하는 양상에 따라 나누는데 여러 분류 방법 중 분절형, 비분절형, 혼합형으로 나누는 경우가 흔합니다.

분절형 백반증

신체의 분절을 따라 특정부위에만 백반증이 나타나는 유형을 분절형 백반증이라고 합니다. 분절형의 경우 임상 증상 및 경과가 일반적인 백반증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분절형 백반증의 경우 더 어린 나이에 발생하고 대개 1-2년 이내에 병변의 진행이 중단되며 더 이상 번지지 않는 경과를 취합니다. 또한 상처부위에 백반증이 발생하는 쾨브너 현상과 가족력이 적고 자가면역질환을 잘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백반증과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전체 백반증 중에 분절형이 5.5 ~ 16% 정도를 차지합니다.
분절형은 대개 30세 이전의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데 그 중 40% 정도가 10세 이전의 어린이에서 발생합니다. 대개 한 개의 분절을 침범하는데 얼굴이 가장 흔하고 몸통, 사지, 목 등에 발생합니다. 눈썹을 포함한 모발의 탈색이 반 수 이상에서 발견되며, 한 개의 작은 흰 반점으로 시작해서 분절을 따라 커지다가 안정화 되어 더 이상 번지지 않는 경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분절형에서도 중앙선을 넘거나 두 개 이상의 분절을 침범하기도 하며 드물게 수 년 후 커지기도 합니다.

비분절형 백반증

비분절형 백반증은 분절형이 아닌 백반증의 모든 형태를 포함하는데 국소형과 말단안면형, 보통형 등이 있습니다. 보통형은 가장 흔한 형태로 다양한 크기의 경계가 명확한 백색의 탈색반이 얼굴 및 두피를 포함한 몸의 어느 부위나 나타날 수 있으며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술이나 성기 등 점막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소형은 작은 크기의 탈색을 보이는 경우로 이후에 분절형 또는 보통형 타입으로 변화되거나 또는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분절형 백반증은 갑상선 질환 등의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경과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즉 수년 동안 점차 진행하거나 갑자기 빨리 진행하기도 하며 치료하여 호전되다가 다시 악화 또는 재발이 가능합니다.

복합형

드물지만 분절형과 비분절형 백반증이 동시에 있는 복합형(mixed type) 백반증도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윤륜 모반이나 백모가 있을 경우 분절형에서 전신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합니다.

발생기전

백반증의 원인은 최근 유전, 면역이상과 환경적 요인에 의한 복합기전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유전적으로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면역반응(자가면역)과 산화스트레스/외상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멜라닌세포가 소실됨으로써 백반증 병변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대부분의 환자는 유전과 관련 없이 발생하지만 백반증이 있는 환자의 가족에서 백반증이 나타날 확률은 약 20%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전신형 백반증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면역 또는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이상이 백반증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반증은 일반적인 유전성 질환과는 다릅니다. 유전성 질환이란 특정 염색체나 유전자가 변형되어 이상이 후대로 전달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에 백반증은 반드시 후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며,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소인을 가지는 유전자가 환경요인과 같은 유발인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즉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적으로 좋으면 병이 생기지 않습니다.

면역학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 기전은 백반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자가면역이란 자신의 멜라닌세포를 자신의 면역체계가 해로운 것으로 간주하여 공격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백반증 환자의 혈액과 피부에서 멜라닌 세포에 대한 항체가 검출되거나 멜라닌 세포를 공격하는 염증세포가 관찰되었습니다. 갑상선질환이나 원형탈모증등의 여러 자가면역질환과의 동반되는 점 역시 자가면역학적 기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백반증 치료에서 면역조절 치료가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환경요인: 산화스트레스

자외선, 환경공해 등의 여러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표피 내의 활성산소와 항산화의 불균형이 발생할 때 멜라닌 세포가 활성산소에 손상되어 면역학적인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백반증 환자의 멜라닌세포 자체가 정상인의 것보다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항산화제가 백반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요인: 외상

백반증은 돌출된 부위나 상처를 받은 부위에 잘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멜라닌세포가 피부기저층 및 각질세포와 단단히 결합되지 못하여, 지속적인 마찰이나 압력 등에 의해서 피부로부터 분리되어 소실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멜라닌세포의 이런 내재적인 취약성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환경요인: 화학물질

화학물질과 연관된 백반증의 경우 화학백피증 또는 직업성 백반증이라하여 일반 백반증과 구분하고 있습니다. 화학백피증 부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진단 및 감별진단

전형적인 백반증은 임상양상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우드등 검사는 병변의 범위를 가늠하고 치료 반응 모니터링에 도움이 됩니다. 다른 저색소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피부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백반증 환자에서 갑상선 질환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되는 빈도가 정상인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의 혈액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드등 검사

암실에서 자외선 램프를 사용한 우드등을 이용하여 백반증 병변을 비추면 명확한 대조가 나타나 백반증의 진단 및 치료반응 모니터링에 도움을 줍니다.

피부조직생검

펀치를 이용하여 피부를 2-3mm정도 생검 후 멜라닌색소 및 멜라닌세포에 대한 특수염색을 하여 백반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백반증의 경우 멜라닌세포가 소실되어 멜라닌색소가 관찰되지 않습니다.

감별이 필요한 저색소질환

특히 출생 직후나 이후 영아에서 발생한 국소적 저색소병변은 탈색모반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소아나 성인에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저색소병변은 백색비강진, 어루러기, 점상저색소증 또는 아토피피부염, 건선 등의 염증성질환 후 발생한 염증 후 저색소 병변 등과 감별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백반증 외에 하얗게 보이는 많은 다른 질환들이 있으므로 올바른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화학백피증

환경 속에서 노출되는 화학물질이 멜라닌세포에 나쁜 영향을 미쳐 백반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적인 백반증 형태를 직업 또는 접촉성 백반증이라고 불리기도 하나, 최근에는 화학백피증이라 하여 백반증과는 구분되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멜라닌세포에 독성을 갖는 물질은 페놀(phenol)계통과 설프하이드릴계통(sulfhydryl), 그 외 암모늄수은(amoniated mercury), 비소(arsenic), 벤조일과산화물(benzoyl peroxide), 클로로퀸(chloroquine), 디니트로클로로벤젠(dinitrochlorobenzene)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직업 환경에서 페놀의 유사체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합성 오일, 고무, 플라스틱, 라텍스 장갑, 프린트 잉크, 사진 인화관련 화학물질, 포름알데히드 수지(formaldehyde resin), 접착제, 복사용지, 살충제, 소독약, 냄새제거제와 같은 물질에 자주 노출이 되는 경우 백반증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머리염색약에 많이 사용되는 p-페닐렌다이아민(p-phenylenediamine, PPDA)이나 피부과 영역에서 면역 치료요법에 사용되는 DPCP(di-phenyl-cyclo-propenone)등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드물게 백반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한백반증학회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햇빛에 오래 노출될 경우,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이 가해지는 경우, 염색약, 향수, 세제 등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에 백반증이 번지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적으로 피부에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직업 (예를 들어 진동이 심한 기구를 사용하는 등)을 가질 경우 직업에 의해서 특히 손과 발의 백반증이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환자마다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생활 및 직업에서의 백반증의 악화 요인을 찾아 이를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백반증의 치료과 예방에 중요함을 시사해주는 결과입니다.

백반증 치료개요

치료에는 비수술요법과 수술요법이 있습니다. 비수술요법에는 외용제 도포, 광선치료 및 약물복용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백반증의 치료효과는 발생한지 오래되지 않은 백반증일수록 좋으며 한가지 보다는 복합적인 방법의 치료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 병합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 국소 백반증 병변에는 표피이식수술 등의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전신에 광범위하게 백반증이 발생되어 정상부위가 별로 없는 경우는 레이저나 약물을 이용하여 정상부위를 탈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백반증 치료는 아직까지 어려운 부분입니다, 특히 손, 발 같은 말단부에 발생한 백반증은 여전히 치료에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에 기존치료방법에 더해 프락셀 레이저나 피부 기계적 박피술(dermabrasion)을 병용하여 치료효과를 높였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백반증은 오랜 기간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멜라닌세포 파괴를 개시하는 외상이나 피부염증을 줄이며,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등의 사용이 도움이 됩니다. 백반증 치료는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꾸준히 성의를 다하여 치료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환입니다.

약물치료

바르는 약물

바르는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제제와 칼시뉴린 억제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들 약물의 백반증 치료 효과의 기전은 면역억제와 항 염증효과입니다. 백반증 중에서도 발생한지 얼마 안된 백반증과 얼굴과 목 부위 백반증에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고만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자외선 치료 등의 다른 치료와 같이 사용 했을 때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냅니다. 스테로이드제제와 칼시뉴린 억제제의 치료효과는 비교적 동등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발생 부위나 비용과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여야 합니다.

국소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 제제는 강도에 따라 아주 강한 것에서 비교적 약한 것까지 다양한 약물이 있는데 주로 중등도 이상 등급의 국소 스테로이드가 사용됩니다. 국소 스테로이드의 가장 큰 제한점은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부작용입니다. 피부가 얇아지는 것이 가장 흔하고 전신흡수에 따른 안정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나 피부가 얇은 얼굴이나 목 접히는 부위나 생식기 피부에 사용할 때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칼시뉴린 억제제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에는 0.1%, 0.03% 타크로리무스 (상품명 프로토픽)와 1% 피메크로리무스 (상품명 엘리델)가 있습니다. 1% 프로토픽연고와 엘리델 크림의 효과는 비슷하거나 프로토픽연고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칼시뉴린 억제제는 국소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없으므로 국소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제한적인 경우 선호됩니다. 사용 시 작열감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얼굴, 목 부위의 치료에 선호됩니다.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든 다리나 팔 부위 경우 연고를 바른 후 밀폐하는 방법으로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국소 비타민 D 제제

비타민 D 제제는 대체적으로 단독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광선치료 또는 국소 스테로이드와 같이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전신 약물

백반증의 치료에서 전신 약물의 사용은 주로 백반증의 진행을 멈추기 위해 단기간 사용됩니다. 또한 초기 백반증의 치료나 표피 이식 수술 전 후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전신약물로는 스테로이드가 대표적이며 그 외 다른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등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저용량의 스테로이드를 2개월 정도 복용하거나 주말에 이틀만 복용하는 방법 등으로 큰 부작용 없이 90% 이상의 병변의 진행을 막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제제를 병변내 주입하는 주사 치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광선치료

백반증의 광선치료에는 단파장 자외선B 치료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외선 치료가 백반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면역억제 효과 및 멜라닌세포의 이동 및 증식과 분화를 촉진하는 기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선치료 단독에도 효과가 있지만 약물치료 등의 다른 치료와 병용했을 때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냅니다.

전신형 또는 활동성 백반증에는 311-313 nm의 파장을 이용하는 전신 단파장 자외선B 치료를 주로 사용하고 국소 또는 작은 부위의 백반증에는 병변부위만 표적하여 치료하는 표적광치료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표적광치료에는 308 nm 파장을 레이저를 이용하여 조사하는 엑시머 레이저와 레이저방식보다 에너지가 낮은 엑시머라이트와 복합자외선 광원을 사용하는 듀얼라이트 등의 기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엑시머레이저는 병변 부위만 표적하여 치료하므로 불필요한 정상 피부의 색소 증가를 피할 수 있고, 단파장 자외선 B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비싼 치료 비용이 단점입니다.

통상적으로 광선치료는 일주 2-3회 실시하며 병변의 피부반응에 따라 자외선 조사량을 점차 늘립니다. 3개월 정도의 치료에 반응이 있으면 치료를 지속하며, 증상 호전 여부에 따라 1년 이상 치료를 지속하기도 합니다. 치료효과는 색소재침착반응 유무로 판단하는데 병변가장자리부터 좁혀지던지 혹은 모낭부위에서 시작하는 모낭성형태의 색소재침착이 나타납니다 (사진).
광선치료의 특별한 부작용은 없으나 피부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하며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안전하여 임산부 및 소아 백반증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술치료

수술치료는 1. 약물 또는 광선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2. 활동성이 없는 백반증 병변의 경우에 시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1년 이상된 분절형 백반증의 경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술요법으로는 정상부위 피부 자체를 이식하거나 피부로부터 세포를 분리 또는 배양하여 이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표피이식술

백반증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입니다. 백반증 병변의 표피를 레이저 또는 냉동요법 등으로 제거한 후 흡입수포술을 통해 얻은 정상표피를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이식된 표피의 멜라닌세포는 백반증 병변으로 이동하고, 표피는 1-2주 내에 떨어지게 됩니다. 수술 전 후 광선치료를 시행하면 색소침착을 좀 더 빨리 얻을 수 있습니다. 대개 수술부위에 흉터가 생기지 않지만 공여부에는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림1. 표피이식술의 수술과정 및 경과: 멜라닌세포가 없는 백반증 병변을 제거 후 정상표피를 이식함.

세포이식술

환자의 정상 표피로부터 세포분리 약물을 처리에 의해 얻어진 각질형성세포와 멜라닌세포가 포함된 표피세포 현탁액을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표피세포 현탁액은 백반증 병변에 만들어진 수포에 주입하거나 표피가 제거된 백반증 병변에 뿌려줄 수 있습니다. 장점은 공여부의 피부보다 몇 배 넓은 병변의 치료가 가능합니다. 환자의 정상 표피로부터 각질형성세포와 멜라닌세포를 배양하여 멜라닌세포가 포함된 표피를 제조한 후 표피가 제거된 백반증 병변에 이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며, 세포배양기술이 필요합니다.

기타

미니이식술은 천공기(punch)를 이용하여 얻은 정상 피부의 이식편을 백반증 병변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이식된 정상 피부의 멜라닌세포는 주위의 백반증 병변으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단점으로 이식한 부위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될 수 있고, 넓은 부위를 치료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피부이식술은 정상 피부에서 매우 얇은 이식편을 얻어서 백반증 병변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단점으로 흉터 발생, 주위 피부색과의 부조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탈색소 치료

백반증이 전신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얼마 남지 않은 정상부위 피부의 색소를 제거하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치료에는 백반증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페놀 유도체 약물을 사용하거나 색소제거 레이저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재색소 침착, 자외선과 관련된 피부질환의 발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보조치료 및 관리

가리는 방법 (Camoflage)

장기간 지속되는 문신이나 반영구화장, 며칠 정도 지속되는 DHA(dihydroxyacetone)용액 및 호두열매농축액, 그리고 메이크업 제품 등을 이용하여 병변을 가릴 수 가 있습니다. 문신이나 반영구화장은 눈썹이나 입술 부위의 백반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부색조가 부자연스러운 수가 있고 시술에 의한 백반증 악화, 감염, 알레르기 반응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DHA는 셀프태닝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입니다. 표피 각질층과 반응해서 갈색조를 만들어 병변을 일시적으로 가려 줍니다. 비교적 병변 부위가 잘 가려지고 농도에 따라 3-6일 정도 지속되며, 조금씩 덧바르면 자연스레 효과가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DHA가 자외선 투과를 억제하여 광선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붉은 톤을 띄어 주변 피부색과 잘 맞지 않기도 합니다.

비타민과 항산화제

백반증 치료에 비타민제의 복용 또는 항산화제를 복용하거나 바르는 방법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항산화음식인 야채와 과일 등을 섭취하고 보조적으로 비타민 또는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을 보면 많은 제품들이 백반증에 효과가 좋다고 주장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적습니다. 싸리나무 추출물이나 파고지, 울금 등의 한약재의 백반증 치료효과는 광독성에 의한 자외선 유사 효과 및 항산화 효과에 의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객관적 근거 자료가 없으며 정제된 약물이 없으므로 사용에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

생활 관리

백반증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 악화되기도 합니다. 긍정적 사고를 하면서 몸속의 항산화제를 소모시키는 흡연은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외상이나 사소한 마찰에 의해 백반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병변부위에 불필요한 마찰이나 외상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백반증 부위 꽉 끼는 옷이나 신발, 내의, 진동이 심한 전동안마기, 진동식 전기면도기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한 햇빛을 받은 후 얼굴이나 손등에만 백반증이 심하게 생긴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잘 사용해야 합니다.